『혼모노』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단번에 의미를 파악하기 어려운 제목이다. ‘혼모노’란 일본어로 ‘진짜’를 뜻하는 단어 ‘本物’(ほんもの)의 음차 표기로, 한때 인터넷상에서 ‘진상’이나 ‘오타쿠’를 조롱하는 신조어로 사용되며 널리 알려졌다. 작가가 한 인터뷰를 통해 본디 긍정적인 뜻을 지닌 이 단어가 변질된 의미로 사용되는 것처럼 거짓일지라도 다수가 믿으면 진실이 되어버리는 지금의 시대상을 얘기하고 싶었다고 말한 바 있듯, 이 소설집은 ‘진짜’와 ‘가짜’의 경계를 탐구하는 동시에 ‘진짜’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들로 이루어져 있다. 첫 소설집 『빛을 걷으면 빛』(문학동네 2022)에서 타인을 이해하려는 시도를 부드럽고 따스한 시선으로 담아내고, 첫 장편소설 『두고 온 여름』(창비 2023)에서 오해와 결별로 얼룩진 과거에 애틋한 인사를 건네고자 했던 그가 『혼모노』에 이르러 더욱 예리해진 문제의식과 흡인력 넘치는 서사를 통해 지역, 정치, 세대 등 우리를 가르는 다양한 경계를 들여다보며 세태의 풍경을 선명하게 묘파해낸다. 특히 이번 소설집에는 지난해 끊임없이 호명되며 문단을 휩쓸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표제작 「혼모노」를 비롯해 작가에게 2년 연속 젊은작가상을 선사해준 「길티 클럽: 호랑이 만지기」, 이 계절의 소설과 올해의 문제소설에 선정된 「스무드」 등이 수록되어 더욱 눈길을 끈다. “작가의 ‘신명’이라 불”릴(추천사, 이기호) 만큼 “질투 나는 재능”(추천사, 박정민)으로 빛나는 『혼모노』, 그토록 기다려왔던 한국문학의 미래가 바로 지금 우리 앞에 도착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