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회복하는 인간」은 발목에 입은 화상을 방치해 거의 회복 불능의 상태가 되어 병원을 찾아온 여자에 관한 이야기이다. 「회복하는 인간」이 유독 아픈 소설로 느껴지는 이유를 언니 삶의 불행과 남겨진 동생의 슬픔 때문이라고만 말한다면 충분하지 않다. 언니와 동생의 어떤 ‘관계’ 때문이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동생은 ‘온 힘을 다해’ 언니를 사랑했고 언니는 그것을 알면서도 동생을 외면했다. 말도 섞으려 하지 않았고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아픔의 기원보다는 아픔의 상황 자체에, 관계 불능의 원인이나 해결보다는 어긋남 그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다. 사실 ‘회복’이라는 말은 한강 소설과 가장 어울리지 않는 단어 중 하나일 것이다. 아픈 발목에 놓은 ‘직접구’라는 뜨거운 뜸이 발목의 고통을 잊게 해줄 대증요법이 되지 못하고 더 큰 상처를 만들어 놓았듯,「회복하는 인간」은 무엇으로도 잊힐 수 없고 결코 치유될 수 없는 인간 삶의 근원적 아픔을 그린다. 그 아픔을 껴안고 가는 것만이 우리 삶을 회복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도 작가는 말하는 듯하다."--